예배학 강좌:

기독교 예배의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



5. 세례 (세례 성례전)


1. 그리스도교 세례의 선례와 근거


세례(洗禮)란 종교적 정화의 상징으로 물을 사용하는 모든 의식을 말한다. 세례를 뜻하는 단어 뱁티즘’(baptism)의 어원은 담그다(immersion), 깊이 빠져 죽다(drown), 침몰하다(sink), 혹은 염색하다(dye)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도교 세례 이전의 선례는 다음과 같다.

 

(1) 정결례(Ritual purification)

멀리는 이스라엘의 제의적 정결례를 들 수 있다. 회막(후에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희생제의를 드리기 위해 제사장은 물로 자신을 씻었다(40:12, 30-32). 대속죄일이 되면 대제사장은 예복을 입고 희생을 드리기 전에 자신의 몸을 씻어야 했다(16). 부정한 사물과의 접촉으로 인한 부정을 씻는 기간을 종결짓는 의식에서 물이 쓰여졌다(11:24-40, 19:1-24).

제의적 정결례는, 해당되는 자가 물로써 스스로에게 행했으며 반복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정결례가 그리스도교 세례의 근거가 될 수는 없으나 그 의미와 관계해서 영향관계를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2) 개종자 세례(Proselyte baptism)
유대교로 개종하는 이방인들에게 주었던 세례이다. 여자의 경우 세례를 주었고 남자의 경우엔 할례 후 적절한 때에 세례를 주었다. 이방인이 대상이었으며 개종자를 물에 담그는 의식과 이스라엘의 하나님과 율법에 대한 헌신의 서약의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약이나, 요세푸스와 필로와 같은 초기 교회형성의 시기에 활동했던 유대 역사가들의 문헌에는 이러한 의식에 대한 언급이 없다. 따라서 시기적으로 유대 개종자 세례가 어떤 식으로든 그리스도교 세례 구성과 이해에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는 주장이 있다. 유대 종교문헌인 미쉬나와 같은 문헌의 간접적 언급에 근거하여 이 개종자 세례와 그리스도교 세례의 영향 관계를 적극적으로 평가하려는 주장도 있다.

 


(3) 요한의 세례

세례자 요한이 행했던 세례이다. “죄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했다고 마가는 보고한다(1:4). 개종자 세례와 세례 요한의 세례 사이에는 분명한 구별점들이 있다. 첫째, 요한은 이방인뿐만 아니라 유대인들에게도 세례를 주었다(1:5). 둘째, 요한의 세례는 매우 강력한 윤리적 차원을 내포하고 있다.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에게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요구하고 있으며(3:7-8) 백성들, 세리와 군병들에게 합당한 세례를 위한 윤리적 삶의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3:11-14). 셋째, 요한의 세례는 예언자 전통에 서 있다. 구약 예언자들의 상징적 행위처럼 자신의 세례에 참여한 자들을 다가오는 여호와의 날(Day of the Lord)을 행해 준비시키고 대면시킨다. 넷째, 요한의 세례는 종말론적이다. 그는 자신의 세례와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직결시키고 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3:2). 따라서 그는 자신의 물을 통한 세례와, 종말을 끌어들이실 그리스도의 성령의 세례를 분명히 구별하고 그 관계를 투명하게 정리하고 있다.

 

나는 너희로 회개하게 하기 위하여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푸실 것이요 (3:11)

 

요한의 세례는 그리스도께서 주실 세례를 준비시키는 세례였다. 그의 세례가 그리스도교 세례의 근거는 아니다.

 


(4) 예수께서 받으신 세례 (3:13-17, 1:9-11, 3:21-22, 1:32-34)

네 복음서는 예수께서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셨다고 보고한다. 예수의 사역은 당신의 수세이후 시작되었다(10:37-38). 예수의 수세의 특징은 첫째,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3:16) 그분 위에 임하셨다는 것과 둘째, 예수의 신분과 관련해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는 하나님의 선포가 있었다는 것이다(3:17). 여기서 아들이라는 용어는 구약에서, 하나님께서 낳으신 내 아들’(2:7), 그리고 백성의 언약과 이방의 빛이며 눈먼 자들의 눈을 밝히며 갇힌 자를 감옥에서 이끌어 내며 흑암에 앉은 자를 감방에서 나오게할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자, 하나님의 성령을 부여받아 이방에 공의를 베풀게 될 고난받는 종(42:1-9)을 가리킨다.

 

예수께서 받으신 세례는 또한 그분이 지시게 될 십자가를 가리킨다고도 할 수 있다. 예수는 당신의 죽음을 세례라 부르신 바 있다: “나는 받을 세례가 있으니 그것이 이루어지기까지 나의 답답함이 어떠하겠느냐”(12:50). 요한에게서 받은 세례와 더불어 예수께서는 팔레스틴 지역을 향한 당신의 사역을 시작하셨다. 그리고 갈보리에서의 십자가 죽음의 세례와 더불어 예수의 치유사역은 전 피조세계를 그 사역의 지평으로 갖게 된다. 예수께서 받으신 세례는 그분이 누구이신지 선언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보여지며 따라서 이것이 그리스도교 세례의 근거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5) 예수의 세례 명령(28:18-20): 그리스도교 세례의 근거

 

예수께서 나아와 말씀하여 이르시되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28:18-20)

 

마태는 부활의 주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으로 파송하실 때 세례 베풀 것을 명령하셨다고 보고한다. 사도들의 교회가 세례를 베풀었다는 사실은 신약성경, 사도들의 서신, 교부들의 문헌에 잘 나타나 있다. 오늘의 교회는 이러한 예수님의 명령과 그것에 대한 성경적, 역사적 이해와 경험에 근거해 세례를 베푼다



2. 세례의 성경적 의미들


(1) 그리스도와의 연합. 그리스도의 몸된 공동체의 지체가 됨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또 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고전 12:12-13)

 

너희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으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너희가 그리스도의 것이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3:26-29)

 

세례를 통한 한 개인은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사귐에 들어간다. 이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총이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곧 그분의 이름을 지니고, 그분의 거룩한 숨결을 함께 나누며, 그분으로 옷 입은 신앙 공동체 즉 교회와의 연합이다. 이 연합과 사귐을 통해 민족이나 사회적 계급 그리고 성()과 같은 이 세상의 구조적 차별은 사라진다. 오직 하나의 믿음과 소망 안에서 하나됨의 깊은 신비를 경험하게 된다.

 


(2)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의 참여

 

무릇 그리스도 예수와 합하여 세례를 받은 우리는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은 줄을 알지 못하느냐? 그러므로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음으로 그와 함께 장사되었나니 이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과 같이 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이라. 만일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가 되었으면 또한 그의 부활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도 되리라.” (6:3-5)

 

너희가 세례로 그리스도와 함께 장사되고 또 죽은 자들 가운데서 그를 일으키신 하나님의 역사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 안에서 함께 일으키심을 받았느니라.” (2:12)

 

세례는 물에 깊이 잠겼다가 다시 그곳으로부터 일어서서 나오는 행위로 이루어진다. 바울은 이 세례의 행위를 그리스도의 죽으심(수난), 묻히심(장사), 그리고 다시 일어서심(부활)에 관계시켜 이해하고 있다. 세례를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게 된다.

 


(3) 그리스도의 할례

 

그 안에는 신성의 모든 충만이 육체로 거하시고 너희도 그 안에서 충만하여졌으니 그는 모든 통치자와 권세의 머리시라. 또 그 안에서 너희가 손으로 하지 아니한 할례를 받았으니 곧 육의 몸을 벗는 것이요 그리스도의 할례니라. 너희가 세례로 그리스도와 함께 장사되고 또 죽은 자들 가운데서 그를 일으키신 하나님의 역사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 안에서 함께 일으키심을 받았느니라. 또 범죄와 육체의 무할례로 죽었던 너희를 하나님이 그와 함께 살리시고 우리의 모든 죄를 사하시고...” (2:9-13)

 

유대인들은 난 지 팔 일만에 할례 받음으로 자연인에서 율법과 약속의 자녀가 된다. 한 자연인은 그리스도교 세례를 통해 신성이 충만하신 그리스도 안에 연합하여 육의 몸을 벗고 생명의 삶으로 일어선다. 신성이 충만하신 그리스도의 몸에 연합한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묻히심 그리고 일어서심의 은혜로운 힘과 거룩한 충격 앞에 자기 자신을 노출시키고 그 속으로 우리를 가라 앉혀 그분 안에서 그분의 것으로 다시 태어남을 뜻한다. 할례의 거룩한 상처를 통해 율법의 자녀가 태어나듯 그리스도인들은 그분의 거룩한 상처(죽음)를 통해 영광과 신성이 가득한 새로운 육체 즉 그리스도의 몸으로 태어난다.

 


(4) 성령의 오심

 

우리를 구원하시되 우리가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따라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하셨나니...” (3:5)

 

물은 가뭄의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상징한다. 하나님께서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시고 메마른 대지에 비를 주시듯 그 분은 그의 백성들에게 성령을 부으사 구원이 돋아나게 하시며 의가 솟아오르게 하신다(44:3, 45:8). 성령은 세례 이전, 세례, 세례 이후를 따라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 속에서 일하신다. 예수를 아들로 드러내신 분도 성령이시고(1:10-11), 오순절 다락방에서 제자들을 하나되게 하시고 힘주신 분도 같은 성령이시다(2). 세례 받은 자들의 마음 판에 성령께서 기름 부으사 저들이 당신의 자녀요 상속자 되었음을 표시해 놓으신다. 성령은 저들의 마음속에 신앙의 삶을 불러일으키시고 빚으사 저들이 마지막 구원의 자리에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 찬양하며 들어갈 수 있도록 도우신다. 성령은 장차 우리가 받게 될 그 완전한 구원 즉 하나님과의 사귐을 보증하는 표로 우리에게 주어진다(고후 1:21-22; 1:13-14).

 


(5) 유월사건

 

형제들아 나는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에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 (고전 10:1-2)

 

이스라엘은 구름과 바다를 통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갔다. 홍해의 유월사건을 빗대어 바울은 그리스도교 세례가 물과 성령을 통해 죽음으로부터 생명으로 속박의 땅으로부터 자유의 땅으로의 유월 사건임을 말하고 있다.

 


(6)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주어짐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냐 바울이 너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으며 바울의 이름으로 너희가 세례를 받았느냐! 나는 그리스보와 가이오 외에는 너희 중 아무에게도 내가 세례를 베풀지 아니한 것을 감사하노니 이는 아무도 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말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고전 1:13-15)

 

바울은 여기서 그리스도인들이 받은 세례가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 그분에게 들어가는 의식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교 세례를 통해 어느 교파, 어느 한 신앙 공동체, 혹은 어는 한 종교적 지도자의 이름 안으로 인도되는 것이 아니다. 한 분 하나님, 한 분 주님, 한 분 성령, 이 삼위 하나님의 사역 안으로 그리고 그분 안의 삶으로서의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으로 이끌려 들어간다.